김용택 시인의 산문집. 작년 2월에 나왔으니 신간이라 하기에는 조금 지난 감이 있으나, 여전히 시인의 아름다운 글들이 보석같이 박혀있어 읽을만한 책이다.
시인의 삶 속에서 소중했던 인연들과의 추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나가는 이 책 속에는
유난히 고향 친척들과 친구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고교 졸업 후 40여년을 고향 초등학교에서 보낸 시인의 이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시인의 수많은 시들이 탄생하게 된 이유들과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오늘날 문학판에서 확고히 위치하고 있는 김용택 시인을 만든 것은 시인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고향, 그리고 그 공간에서 같이 숨쉬고 자란 사람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나와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숨쉬었던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서 있게 만든 사람들인데 그동안 나는 그 고마움을 너무 무심하게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슬며시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내일은 그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고향 친구들에게 안부 전화나 해볼까?

 
올해 서른 두번째 책

Posted by 배추돌이

2009/10/22 23:53 2009/10/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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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쁨도 너의 행복도
함께 나누고 싶다.

카피를 짜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가슴속 한 켠에
모든 것을 나누고픈 마음을 갖게 하는
소중한 사람은 있을 거라고.

연인, 가족, 친구들... 어쩌면 모두.

잠시도 떨어져있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멀리 떨어져있을 때
그럴 땐 정말
그 사람 목소리만 들어도 고맙고 좋은데,

얼굴 마주보며
함께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 사람의 눈빛과  
그 사람의 웃음을.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내 마음을 담은
수만 장의 포스터가 내일 한반도 서쪽 모든 거리에 뿌려진다.

사람에 대한 내 생각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행여나 전달하는 방식이 서툴러 오해를 살까 무시당할까 걱정도 되지만
이미 떠난 화살에 대고 소리쳐 봤자 소용없다는 것은 만고의 이치
이젠 가슴졸이며 기다려 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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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배추돌이

2007/09/05 22:14 2007/09/0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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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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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각은 금요일 저녁 10시 30분.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회사 선배들도 조금 전에 퇴근해 사옥에 혼자 남았다. 사내 메신저에도 등록된 100명 중 혈색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물론 주말에는 집에 가는 혹은 서울에 가는 KTX를 탔어야 정상이지만, 내일 대망의 운전면허 시험을 위해 광주에 남았다. 호젓하다. 좋다.

오늘이 13일, 광주에 내려온 지도 한 달이 지나간다. 아직 업무가 숙달되지 않아 하루에도 몇번씩 크고 작은 사고를 치고는 있지만 그럭저럭 회사에, 팀에 어느정도 적응해가고 있다. 뭐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매일 마주치게 되니 친해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선배들의 사람됨이 좋아서 잘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탓이다.

이번 주, 광주역에 내렸을 때 사진을 찍었다. 매주 마주치게 되는 기차역 풍경이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 아침 햇살이 눈이 시리도록 시원하게 내리쬐였기에 폰카로라도 그 광경을 남기고 싶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번 한 주, 열심히 잘 살아봐야지!'

5일이 지났고, 그 사이에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마케팅 팀으로 파견을 나갔고, 광주 시내 대리점들을 돌아다녔고, 회의에 참석했고, 엑셀 시트를 뒤적거렸고, 본사로 팩스를 보냈고, 아침에는 운전면허 학원도 갔다. 하지만, 머릿 속에는 그것보다 100배는 더 많은 생각들이 지나쳤으리라.

스물 다섯 해를 살았고, 하루 하루를 계속 살아가고 있다. 많이 살았다고는 결코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어린애인 것도 아니다.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쳤고, 그런 실수들을 두 번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안다. 많이 바라는 게 아니라,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실수들을 되풀이하고싶지 않을 뿐이다. 그럼으로써 조금이나마 더 사람다운 인간이 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FTA는 개별 국가간의 무역 장벽을 낮춤으로써 좀 더 넓은 상품시장을 공유하려는 노력이며, 그것은 비교우위의 원칙에 입각해 시장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기본적인 경제학 논리에 바탕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FTA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그것이 이론적으로는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현실사회에서는 다른 여러가지 조건들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통신시장이라고 해서 다른가? 시장 운영에 연관되어 있는 각종 규제와 장벽을 허물면 분명히 그 속에서 생산되는 전체적 가치의 합은 (+)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시장에서의 무한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퇴출되는 다수의 소수자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점들간의 경쟁이 점차 격화될수록, 소형점들은 입지가 좁아짐은 물론, 폐업 위기에까지 몰리게 된다. 시장의 원칙을 앞세운다면 퇴출은 분명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러한 논리 속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그 주체가 '사람'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활동이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 그 사실을 잊을 때가 너무 많다.

참으로 이해하기 쉬운 내용이다. 하지만 그것을 책으로 읽을 때와, 현장에 맞닿아 있으면서 피부로 느낄 때와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은 것이었다.


정민, 2007년 4월 한 주 동안 140만여 명이 사는 대한민국 광주에서 통신시장 동향을 살피다.

Posted by 배추돌이

2007/04/13 23:03 2007/04/1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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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서 다시 사람으로


#1. 사람만이 희망이다 / 박노해




(사진: Yes24)



사람만이 희망이다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이다

다시
사람만이 시작이다


#2. SK Telecom TV Commercial Series "Skinship"


 



1998년,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 책 한권을 우연히 집어들었다. 책의 카피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난 다음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렇게 전투적인 노동운동가로만 알고 있었던 박노해 시인의 글을 읽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한동안 박노해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라는 시를 친구들에게 즐겨 선물했었다. 그리고 자연히 내 인생의 목표는 '사람답게 사는 것'이 되었다.

2006년, 여러가지 다양한 사회활동을 접해오다가 취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때 한 회사의 광고가 들어왔다. 그 회사는 "사람을 향합니다" 라고 내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 회사는 순식간에 내 마음을 빼앗았다.

10년이 흘렀다.
사람으로 시작해서, 여전히 사람을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Posted by 배추돌이

2007/01/30 17:15 2007/01/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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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진리를 위해서만 분노할 뿐이오. 인간은 진리 속에 있을 때만 인간일 뿐이오. 그리고 진리 속에 있을 때, 인간은 끝없이 변화할 뿐이오. 인간이 변화하는 한, 세계는 바뀌게 되오. / 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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